기타정보

나도 가봤다! 숯불 돼지고기 맛집 [남영돈] 솔직한 후기

Gromit 2021. 12. 14. 00:34

아마 숙대 인근이랑 남영동에서 제일 핫한 집인듯 합니다.

30년 전통의 참숯 화로 전문점 [남영돈] 후기입니다.

 

누가 정하는건진 모르겠지만 서울 3대 고깃집이라고도 불린다네요

사실 저는 다른 음식이면 몰라도

고깃집이 특별하면 뭐 얼마나 특별하겠냐

한번 두고보자 하는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이런 스탠스로 가면 맛있게 못먹는데..)

 

남영돈은 남영역과 숙대입구의 가운데쯤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영동에 있어서 남영돈인 이유도 있겠지만

한자로 하면 囕盈豚인데

'입에 넣을 남', '가득할 영', '돼지 돈' 자를 써서

'입에 가득한 돼지고기'라는

심오한것 같은데 아닌것 같기도 한 의미를 갖고있습니다.

예전에는 예쁜돼지라는 체인점이었다고 하네요.

정확한 주소용산구 한강대로 80길 17 입니다.

 

리모델링 해서

이렇게 고급 주점같은 비주얼을 하고있군요

남영동 사는 남영돈씨의 저택에 방문한 느낌도 납니다.

 

남영돈은 극악의 웨이팅으로 이름이 자자한데

토, 일요일은 14:00 ~ 22:00시

월~금요일은 16:00 ~ 22:00시 영업이고, 예약은 안받습니다.

저희가 토요일에 13시 15분쯤 도착했더니

웨이팅 번호가 16번이었구요

한번에 15테이블까지 들어갈수 있어서

저희는 간발의 차이로 웨이팅을 하게되었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베이커리 무이에 가서

빵이랑 커피 흡입흡입

무이 여기 빵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추천 강하게 드립니다.

기대 안하고 가서 사진을 많이 못찍어 포스팅은 불가능한데

되게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40분 정도 있다 보니

돼지들아 얼른 먹으러 와라 하고 전화가 옵니다.

그렇게 14시 50분 입성.

사람들이 많이 기다린다는걸 알아서인지

죽치고 드시는 분들은 많이 안계신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웨이팅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

좀 일찍 가시거나

웨이팅 하는 동안 플랜을 짜서 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남영돈 메뉴판이고

항정살과 가브리살이 유명합니다.

가격은 다른 고깃집과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고

오히려 평균이나 평균 살짝 아래 정도인듯 합니다.

저희는 일단 항정살로 주문

이렇게 그림 그리기 전 물감을 짜놓은 듯한

알록달록한 반찬들을 가져다 주십니다.

근데 반찬 하나 하나 정말 맛있더군요

이렇게 밥만 팔아도 먹으러 올것 같습니다.

 

김치찌개도 아주 푹 끓여서

김치가 거의 녹아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김치가 불쌍하긴 했지만 맛있었습니다.

이정도면 김치도 잘 산 인생 아니겠습니까.

 

반찬들 조합이 여러가지여서

고기와 여러 방법으로 조합해 드실수 있습니다.

 

사진만으로도 숯이 좋다는게 느껴지지 않나요?

숯 아끼는 가게도 많은데

여긴 좋은 숯으로 빵빵하게 채워주십니다.

추운 날에 가니 캠프파이어 하는 느낌도 나고 좋았습니다.

 

이렇게 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분홍빛의 항정살을 직접 구워주십니다.

같은 고기도 굽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최상의 맛을 보여주겠다는 가게의 철학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앞에서 조리해주는 가게를 부담스러워서 좋아하진 않는데

니들 뭔얘기 하는지 1도 관심 없다는 바이브를 보여주셔서

편하게 술마시면서 얘기할수 있었습니다.

궁금한것도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주셔서 좋았고

고기 굽는 스킬도 유심히 보면서 기다렸습니다.

 

불이 좋아서 그런지 금방 익네요

나름 회전률이 잘 나오는 이유도

빨리 잘 익어서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열다섯 테이블이 고기를 굽는데

가게에 고기냄새가 많이 안나서 신기했습니다.

연기통 흡입력이 좋은건지

고깃집 치고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의자 밑에 옷 넣어놓고 먹었는데

옷에도 냄새가 거의 안베어있었어요.

 

이것저것 조합해서 먹었는데

제 원픽은 조개젓이었습니다.

고기 자체가 좋아서 소금만 찍어먹어도 맛있는데

조개젓의 살짝 비릿한 향이 곁들여지니 또 색다르더라구요

 

먹으면서도 고기가 좋다는게 계속 느껴졌습니다.

육즙이 톡톡 터지고 잡내도 없었네요.

 

배가 좀 찼으니

후식을 먹어야겠어서 (이게 후식이 맞는건가..) 

남영돈의 후식 대표인 비빔쫄면

그래도 고기가 좀 아쉽긴 해서 목살을 시켰습니다.

 

목살을 구워주시는 동안 

쫄면을 좀 먹고있었는데

이 쫄면이 또 진짜 맛있더군요.

특이한게 저는 양고기 냄새가 살짝 난다고 느꼈습니다

일행 네명 중에 한명은 공감해준 부분이었습니다.

혹시 드셔보신 분 계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고기와 쫄면 안주에

낮술을 퍼마시고 있으니

주지육림이 따로 없더군요.

목살 역시 좋은 고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근데

저는 솔직히 이렇게 기다리면서 먹을만 한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동네 보면 잘한다는 고깃집 한두군데 씩은 꼭 있는데

맛 자체로 보면 엄청난 차이는 아닌것 같고

 

제가 생각하는 남영돈의 차별화된 장점

밑반찬과 후식, 찌개의 퀄리티가 일순위

고기와 숯의 질도 뛰어났습니다.

사실 이게 고깃집의 모든 것이긴 하죠?

남영돈은 분명 철학을 갖고 운영하는 좋은 고깃집이 맞습니다.

 

허나 개인적으로는

멀리서 찾아와서 웨이팅 할 정도까지는 아닌것 같습니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선택도 개인의 자유니

그냥 저 사람 생각은 저렇구나 정도로 봐주세요.

그리고 먹기 위한 노력에 대한 얘기지

남영돈의 맛이랑 퀄리티에 대한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이렇게 철학을 갖고 운영하는 좋은 가게가

먹고싶어하는 사람들로 붐비는건

당연히 그렇게 돼야 마땅한 일인것 같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좋은 가게들도 많이 있을텐데

앞으로도 이런 가게들이 주목을 받고

사람들에게 맛있는 행복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