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생이 집에 놀러오면서 와인 선물을 가져왔네요.
요새 안그래도 와인 마시고 싶었는데 이때다 싶어 바로 깠습니다.
이번에 마신 와인은 스페인 리오하(Rioja) 지방의 보데가스 란(Bodegas LAN) 이라는 와이너리에서 만든
란 크리안자 2017년 산입니다.
병이 일단은 제 취향이었어요. 깔끔한 폰트와 라벨 색상까지.
특히 저 빨간색이 쨍한게 아니고 약간 빛바랜 느낌이라 빈티지해보였습니다.
리오하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인 산지라고 합니다.
이 와인의 포도 품종인 템프라니요(Temparanillo)는 서늘한 지역에서 자란 경우에 산미가 좋다고 하는데
리오하는 해발고도가 500~750m정도 되어 템프라니요를 재배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하네요.
뒷면에는 이렇게 와인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어요. 저 오크통 그림이 궁금해서 좀 찾아보니
몸통은 미국의 오크, 뚜껑 부분은 프랑스의 오크로 혼합해서 만든 통에서 숙성시켰다고 합니다.
미국 오크는 상대적으로 바닐라와 달콤한 향이 강하고, 적당한 탄닌을 함유하고있다고 하구요.
프랑스 오크는 탄닌이 적고 미국산에 비해 부드러워 과일향을 살려주는데 더 좋다고 하네요.
이 둘을 혼합해서 더 좋은 맛을 얻기 위한 노력이 느껴지는군요(와인은 알면 알수록 심오한 술인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롯데칠성에서 수입하고 있고, 도수는 13.5도 입니다.
가격은 동생 선물이라 물어보진 못했고 찾아보니 2만 ~ 2만 5천원 정도인것 같아요.
이름에 붙은 크리안자(Crianza)는 스페인에서 구분하는 와인의 등급 중 하나인데요
호벤(Joven), 크리안자(Crianza), 리제르바(Reserva), 그랑 리제르바(Gran Reserva) 순으로 숙성 기간이 긴 와인입니다.
위 사진에서 Tiempo Barrica : 통 숙성 시간, Tiempo Botella : 병 숙성 시간, Meses : 개월로 보시면 되구요
란 크리안자는 14개월 오크, 9개월 병으로 총 23개월 숙성되어 크리안자 등급을 갖고 나왔네요 (1개월은 깎아주나..?)
샐러드나 파스타, 타파스 같은 가벼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
그건 가볍게 무시해 주고 진리의 멜론+하몽과 강릉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사온 할로윈케잌을 곁들였습니다.
할로윈 케잌이 이렇게 장작 쌓아놓은 모양이었는데, 진짜 나무처럼 겉이 딱딱해서 썰어먹는 재미가 있었고
너무 맛있었어요. 계속 팔았으면 좋겠지만 할로윈 한정이라고 하네요
와인을 따고 바로 마셨을때 과일향 보다는 오크향이 지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단맛 보다는 드라이함이 더 강했구요, 크랜베리쪽의 신맛도 있었습니다.
탄닌과 바디감도 중간정도의 위치에 있었고 전반적으로 어울리는 무난한 와인인것 같아요.
제가 찾아본 템프라니요의 특성을 잘 느껴볼수 있었습니다.
다만 뚜껑을 열어놓고 시간이 좀 지나면서 오크향은 많이 사라지고
가벼운 느낌과 신맛이 강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알콜향도 좀 느껴졌어요.
목넘김 후 끝맛도 처음 막 땄을때가 더 복합적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조금은 아쉬웠고
그래서 제가 이 와인을 고른다면
다수의 인원이 모여서 샐러드 같은 가벼운 음식을 먹는 타이밍에 꺼낼것 같습니다.
길게 가져가기 보다는 다 같이 한잔 정도로 입맛을 돋아주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저기 많이 파는 와인 중 하나이고, 가격도 적당해서
세일 할때 하나씩 쟁여둬도 괜찮겠다는 평을 하며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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